잡다한것

돌아온 오페라 스타 - 성악을 기대 할 순 없지만

아르미다a 2012. 2. 11. 00:16

 

 

 

 기다리던 오페라스타의 두번째 시즌이 열렸다. 이 프로그램을 좋아한다. 작년부터 좋았다. 가장 큰 이유는 인기가 높지않은 클래식 음악, 그나마 기악보다도 선호도가 떨어지는 성악의 매력을 사람들에게 좀더 알리는데 오페라를 대중에게 소개하는 참 좋은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말 기대하는 부분은, 단연, 심사평의 순서다. K팝스타등 다른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들에서 심사평들이 인기의 한몫을 단단히 하는 이유와 비슷하다.

 

 다행히 가수들의 성악적 역량이 시즌1 지경(?)은 아니었다. 물론 여전히 멋진 클래식 오케스트라의 반주와 가수들이 (나름열심히)부르는 성악소리의 조화가 다소 어그러지긴 하지만.... 이번 시즌엔 무대에 좀더 물심양면을 기울인것 같았고 선곡의 난이도 형평성 역시 좀더 신경쓴것 같았다. 멋진 오케스트라의 반주소리와 투표결과전의 스페셜 무대 또한 이 프로그램의 백미이다.

 

 심사위원으로 나온 이경재 멘토가 참 반가웠다. 세종문화회관에 오페라 공연을 보러가면 항상 팜플랫에 항상 인사말과 함께 사진이 실리는 서울시립오페라단의 연출자다. 그리고 정말 좋아라 하는분은 바로 서희태 멘토! 시즌1에서도 장일범멘토와 함께 가장 심사평에 귀를 기울이게되는 분이었는데, 신사적인 어조로 특유의 전문가다운 분석적 평을 내놓는다. 덕분에 오페라밒 성악적 상식에 관해 조금씩 더 배워 더 깊이 있는 음악감상에 도움이 될것 같다.

 

 진행자는 지금의 엄지원보다 작년의 손범수&이하늬가 더 맘에 드는데, 경력있는 손범수가 워낙 매끄럽고 편하게 진행했었다.

 

 모두의 노래를 다 들어보니 전반적으로 여성 출연자들이 잘불렀고, 남자 중에는 더원이 잘했다.

 

 다나와 주희의 경우 프랑스 오페라곡을 받았는데 아무래도 프랑스 오페라 아리아가 그나마 낮은 메조 음역의 곡이라 선곡된것 같다.

 더원이 부른 "별은 빛나건만"의 경우 오히려 작년 테이가 같은 곡을 불렀을때보다 잘했다.

 손호영은 "투우사의 노래"를 불렀는데 시작부터 어택이 약했고 줄곧 부드럽게 노래를 끌고 갔다. 작년 같은곡을 부른 김동욱이 더 나았다.

 김종서의 경우 워낙 이 곡(저 타오르는 불꽃을 보라)이 천둥소리 같은 델모나코 소리로 정형화 되어 있어서 그렇기도 하지만, 완전히 다른곡으로 불러냈다. 좀더 무게있으면서 힘있게, 조금더 공격적으로 불렀어야 되는데... 작년에 신해철이 두번만에 떨어졌는데, 락음악과 성악은 너무나 상극의 장르일까.

 박지윤은 성악준비를 했었던 경력 때문에 기대를 너무 많이 했었다. 너무 기대를 해서 더욱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발성은 가장 성악스러웠다. 하지만 "울게 하소서"를 더 가녀리고 순수한 느낌으로 표현했으면 좋았을텐데 너무 절규하듯 불렀다.

 오히려 박기영의 "카치니-아베마리아"를 더 절규하는듯 듣고 싶었는데, 제대로 호소력을 싣지 못해서 아쉬웠다. 감정이 너무 절제됬었던것 같지만 그래도 참 잘했다.

 박지헌의 경우 1위를 했는데, 박기영도 아닌, 더원도 아닌, 박지윤도 아닌 박지헌이 1위를 해서 의외였다. 작년에 같은 곡을 부른 김창렬도 그랬고, 네모리노 특유의 분위기와 희열과 감격이 교차해서 울컥하는 그 뭉클한 느낌을 살려내지 못했다. 이 곡은 슬프고 애절한 그런 곡이 아닌데! 아리아 그 한곡만 반복해서 들을 것이 아니라 사랑의 묘약을 전편 감상했다면 노래를 제대로 살려서 전달할수 있었을텐데 아쉽다. 이 곡 뿐만 아니라 모든 아리아가 그렇다. 그 곡이 속한 오페라 전체를 감상해보면 좋을텐데... 아니면 줄거리라도 아주 자세하게 읽어보던지(요약본말고).

 

 심사위원들의 기준과 투표율은 꽤 다르다는것, 작년 시즌1때도 느꼈지만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시즌에서 난 작년에 만날수 없었던 곡들을 기대했는데, 처음 1라운드부터 여러곡이 겹쳤다. 유명하면서도 난이도가 중간 정도인 곡이 워낙 한정된 탓일까. 적어도 시즌1때처럼 아리아보다 가곡을 더 많이 선곡하는 일은 없기를 희망해본다. (오페라 아리아는 그럴수 없으나 가곡의 경우 조바꿈을 하여 음역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출연 가수들의 역량을 이유로 어쩔수 없이 작년엔 그랬던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