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 발레

노트르담의 에스메랄다 3종 살짝보기

아르미다a 2012. 6. 5. 23:27

Notre Dame de Paris(노틀담의 곱추) -  빅토르 위고의 이 원작 소설이 영화, 디즈니만화, 뮤지컬, 발레 등으로 만들어져있다.

 

 

 


 

 

롤랑프티 버젼의 노트르담 드 파리 1996

 

 원래 발레의 제목은 에스메랄다이며 총 두시간이 넘는데, 롤랑프티 버젼은 음악도 다르고(세자르 푸니-->모리스 자르) 제목도 바꾸고, 시간도 90분이 채 안된다. 사진을 언뜻봐도 의상이 누굴까 예사롭지않다. 극의 흐름을 원색을 이용해 효과적으로 연출했다. 롤랑프티의 노틀담의 의상은 이브생로랑, 프렐조카쥬의 백설공주의 의상은 장폴고티에. 어찌 유럽은 이리도 럭셔리 하단말인가....

 보통은 늙은이로 나오는 프롤로를 아주 매력적이고 카리스마있는 악역으로 그려냈으며, 콰지모도, 프롤로, 에스메랄다 세사람의 드라마로 더욱더 조명했다. 푀비스는 다소 조연^^ 따라서 푀비스의 약혼녀는 굳이 설정하지않는 등 자잘한 줄거리는 없앴다.

 

 현대적이고 단순화한 연출은 상당히 추상발레비슷한데, 오히려 드라마발레라고 하는게 꼭 어울린다. 콰지모도를 연기하는 르리쉬의 저 슬픈표정이라니..... 극의 후반부 사형집행전 에스메랄다와 콰지모도의 파드되가 너무나 감명깊다. 조심스럽고 질박한 그리고 때묻지않은 선한 어느 남자의 순정이랄까. 콰지모도는 에스메랄다가 교수형되어 죽는광경을보며 충실히 섬기던 주인 프롤로의 목을 졸라죽이게 된다. 그리고는 등이 굽어 불룩하게 솟아있는 어깨를 비로소 바로펴고 에스메랄다를 양팔에 들고 똑바로 걸어내려온다. 아아-- 뭔가 응어리진게 풀리는듯한, 잠시 숨이 막힐것같은, 가슴먹먹한 감동이다.

 

 여기 주연 발레리나인 이자벨 게렝은 라바야데르(1992)에서 프롤로역의 일레어와 솔로르로 만났었고, 또다른 롤랑프티의 작품 카르멘에서 콰지모도역의 르뤼시와 돈호세로 만났었다. 그런데 같은 안무가의 같은 집시여인역인 카르멘보다는 라바야데르의 니키야가 에스메랄다와 더욱더 많이 겹쳐졌다. 카르멘에 비해 여기의 에스메랄다가 훨씬더 소극적이며 다소 무기력한듯 착한 캐릭터를 그리고 있기때문일까, 사제ㅡ미천한여인ㅡ군인 이라는 삼각관계의 양상이 라바야데르와 꼭 비슷해서 그랬을까.

 

 스토리텔링의 대가, 롤랑 프티
 탤런트 이종원이 의자 위로 사뿐히 뛰어올라가 상체를 젖히며 우아하게 착지를 하던 광고를 기억하는지…. 이 장면은 롤랑 프티Roland Petit가 <젊은이와 죽음>을 위해 만든 동작으로 영화 <백야>에서 최고 무용수로 평가받는 바리시니코프가 선보이면서 세계적 인기를 끌었다. 지금 봐도 세련된 이 안무를 짰을 때 롤랑 프티의 나이는 22세였다. 최근 타계한 그는 100년에 이르는 유럽 발레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침체됐던 유럽 발레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며 ‘모던 발레’의 초석을 다졌다. 파리 오페라 발레 학교 출신인 그는 코르 드 발레corps de ballet(발레단에서 군무를 추는 무용수)로 시작해 솔리스트가 되었지만 안무에 전념하기 위해 발레단을 나왔다. 이후 <유랑극단>, <랑데부>, <젊은이와 죽음> 같은 작품을 선보이면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무용평론가 이동우 씨는 “롤랑 프티의 작품에는 춤에 문외한인 사람이 보더라도 단박에 매혹될 만큼 극적이고 드라마틱한 요소가 있다. 스토리텔링에서는 따라올자가 없을 만큼 탁월함을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중에서 에스메랄다에게 반한 푀비스가 기존의 약혼녀 두고 갈등하는 뮤지컬넘버 3분짜리 영상을 안무위주로 편집해서 1분30초로 만들어 올린다. 제목은 Dechire(=영어로 torn, '찢어지는 마음' 정도 되겠다). 편집하느라 꽤 수고로웠는데 오히려 뮤지컬가수가 감정을 넣어부르는 전곡이 다 나오는 영상에서의 안무가 더욱 잘 와닿는다는...

 @.@ 원래 영상은 요기 --> http://www.youtube.com/watch?v=r7vN2RL0te4 

 수년전 내가 난생처음 무용이란것에 확! 매력을 느껴본 그 장면이다. 그런데 이걸 보고있으면 푀비스가 아닌, 오히려 콰지모도의 고통을 떠올리고 헤아리게 된다. 뭐 푀비스가 사실 이미 약혼한 여자를두고 바람난 남자인데 뭘잘했다고 측은지심이 들겠어....

 

 


 

 

↑ 볼쇼이, 2009 오시포바 주연의 에스메랄다

 

 러시아는 백조의 호수만 해피엔딩으로 바꾼게 아니라, 에스메랄다까지도 해피엔딩으로 바꿔버렸다. 예전 사회주의 혁명정신에 맞지 않아 그랬다는것 같은데 아직도 그렇게 이어지고 있다. 어쩜 그리 해피엔딩에 집착하는지 조금 우습기도... 동화인 백조의 호수와 달리 완성도 높은 원작 장편소설이 있어서일까. 백조는 그나마 괜찮은데 에스메랄다는 해피앤딩이 너무 억지스럽다. 허나 오시포바는 최고다. 유명한 디아나와 악테온 파드되도 물론 멋지다. 디아나와 (사슴이 되어 죽는)악테온이 아니라 디아나와 (디아나가 푹빠져 사랑하는)엔디미온같은 분위기지만.... ^^ 롤랑프티버젼과는 달리 그랭그와르 플뢰르같은 등장인물들이 물론 온전히 다 나온다. 그러나 정작 콰지모도(non-dancing 캐릭터임)의 비중이 거의 없다. 발레 돈키호테에서의 돈키호테 수준임;;;

 주연인 오시포바는 체조선수 출신으로 부상으로 인해 발레로 전향한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데 그 덕분인지 힘과 유연성이 남다르다. 현존하는 발레리나 중 가장 높은 점프(남자수준의 점프)를 선보이며, 피루엣이 정말 안정적이다. 턴의 속도와 점프의 높이만 보면 사상 최고의 발레리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