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영화, 책

'판타스틱4'에 관한 소고(小考)

아르미다a 2009. 6. 10. 01:42

 판타스틱4(실버서퍼말고 첫번째만든것), 엑스맨보다 더 유치하고 덜 흥미진진한지도 모른다. 그래도 내가 본 영화중에 가장 감동적이다. (심지어 심오하기까지 하다구.. 유치하다고 보는 사람눈엔 유치하게만 보이겠지만.. ㅡㅡ;; )

 

  어쩌면 이렇게 인간내면의 욕망을 상징적으로 잘 표현했을까...

주인공 각자 깊숙히 갖고 있던 욕망이 방사선노출의 기회(?)를 이용해 튀어나온게 아니었을까.

 


 

  천재적 과학자인 리드는 몸을 마음껏 늘릴수 있는 초능력을 갖게된다. 과학자의 꿈을 여실히 보여주는게 아닌가 싶다. 아직 인간의 손이 닿지않은 미지의 영역으로 뻗어가고 싶은 욕망.

 

 그의 옛 연인인 수잔은 투명인간으로 변할수 있게 된다. 들키고 싶지 않은것, 숨기고 싶은 욕망, 그런게 여자들의 공통된 심리한켠이 아닐까.

 

 수잔의 남동생인 쟈니... 주인공들중 그에게 가장 연민이 많이 느껴졌다. 엄청난 속도를 지닌 불꽃으로 변할수 있게 된 쟈니... 워낙 똑똑한 누나에게 기가 눌렸던걸까. 성장기내내 누나에게 치우쳐진 부모님의 관심과 사랑의 결핍을 느꼈었을까.

 대중에게 관심과 시선을 끌게되자 환희와 희열로 가득차는 그... 어떻게든 인기를 얻고싶은... 현대인의 단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그들은 너를 좋아하는게 아니야"라는 누나의 충고를 애써 부인하면서 "아니, 그들은 날 사랑해" 하고 대답하는건 그 자신에게 해주는 위로같은 말이었을까.

 

 리드에 대한 열등감을 안고 수잔을 겨우 차지하고 있던 빅터. 쟈니와 공통분모적 특성을 갖고 있었을까. 자기장과 전기를 조종할수 있게된 그. 에너지를 마음대로 통제하면서 세상의 중심이 되고 싶어하는... 악역인데도 어쩜 그렇게 밉기보다는 불쌍해보이던지.

 

 그리고 벤... 근육질의 속된말로 몸짱인 그가 추한 외모로 변했다. 돌덩이 같은 표면속에 근사한 몸이 숨었다. 그의 남성미만을 탐닉하는 여자가 아닌 진정한 사랑을 찾고 싶었던것은 아닐까. 역시나 극중의 그의 아내는 (무슨일이 있어도 영원한 사랑을 맹세했던) 그의 첫모습에 비명으로 도망하고, 영웅적인 장면 앞에서도 결혼반지를 던져버린다. 잠시후 맹인인 여성과의 천생연분같은 만남.

 벤에게는 그녀가 맹인이라서 그의 자신없는 추한 외모를 볼수 없다는 점이, 그리고 그녀에게는 벤이 자신에게는 문제가 되지않는 추한 외모덕에 자신의 약점인 시각장애가 더욱 사랑스러운 특성이된다.

 서로의 약점이 오히려 그들의 사랑을 견고하게 엮어주는 장치가 된다. 아.. 사랑은 그런거구나..

 

 

 주인공 모두(악역 빅터빼고), 자신들의 강박적 욕망을 결국은 선한 방향으로 현명하게 사용함으로서 승리하며 결말을 맺는다.

 정말 자기인생의 주인공이라면 본인의 장점은 물론 결점까지 성공의 도구로 쓰는법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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