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영화, 책

XOXO ㅡ 블레어의 도로타

아르미다a 2009. 6. 10. 01:44


 

 가십걸. 좋아하지 않았던 드라마인데, 시즌2가 되면서 블레어와 척의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끌려서 챙겨보게 된다.

 

 

 초반부에는 척의 내면이 참 애틋했다. 나쁜놈 같지만 본인방식의 진심으로 블레어를 위해주는 장면들이 얼마나 감동적이었는지. 어쩌면 척의 그런 진심을 헤아릴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비슷한 류의 블레어밖에 없지않았을까. 블레어에게는 척은 물론 도로타와 세레나가 있지만 척에게는 아무도 없다. 친구인 네이트는 그저 느슨하고, 단지 블레어 뿐.

 

 

 

  사랑받고 싶은 블레어. 시즌1에서 추수감사절에 아빠를 못만난다는 충격에 파이를 미친듯이 먹고 토해내는 나약한 모습이 시즌2에서는 대견스레 성숙한다. 

 "엄마가 무관심한건 네잘못이 아니야" 라고 예일총장딸에게(그리고 동시에 자신에게) 말해줄만큼,

 또 문학선생님을 물먹이려다 후회하며 "선생님이 부당하게 높은 점수를 못주는 사람인것처럼 저는 앙갚음을 안하고는 못견디는 사람인거에요. 고치려고 하지만 잘 안되요" 라고 말하며 본인의 모습을 수용 할 만큼.

 

 질투하는 블레어. 절친한 자매같은 세레나의 소중함을 잘 알면서도 고질적인 질투심을 스스로 가누지 못해 관계를 수없이 망칠뻔한다. 블레어의 질투심은 곧 존재의 위협을 느낌이다. 그래서 '고약한 심술'로 인정투쟁을 한다.

 

 블레어는 알고있을까. 블레어에게 최고의 친구는 척도, 세레나도 아닌 도로타라는 걸. 더 어릴때는 엄마자리를 대신해주고 어른이 될 무렵부터는 변함없는 친구가 기꺼이 되어주는 도로타.

 공사다망한 엄마와 달리 관심을 끌고 사랑받으려고 애쓸 필요가없는 푸근한 도로타. 여러모로 완벽한 세레나와 달리 질투심에 미워할 필요가없는 편안한 도로타. 알다가도 그 속을 모를것같은 척과 달리 블레어가 맘껏 기대고 믿을 수 있는 든든한 도로타.

 도로타는 알고 있을까. 맨날 "도로타ㅡ 도로타 !" 이렇게 소리질러대는 블레어지만 남이라면 자존심 상할만한 제모습과 속얘기를 도로타에게만은 쉽게 터놓는다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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