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리뷰

비제 '카르멘'

아르미다a 2009. 6. 9. 22:27

 카르멘. 고등학교 음악시간에 영상물로 두어번 본뒤 후에 얼마나 인상적이었던지, 후에 대학 서어 교양과목 시간에 내 서어이름을 까르멘으로 짓게 한 오페라.

 그땐 오페라에 전혀 관심도 없었고 성악도 싫어했는데...

 

 

 카르멘을 열연한, 안젤라 게오르규를 닮은 미모의 메조소프라노 김선정의 춤솜씨가 대단했다.

'뭐, 성악가가 얼마나 안무를 잘하겠어' 하고 지레 기대를 안했었는데.. 최고의 카르멘이었던 '맨발의 아그네스 발차' 덕분이었는지 이번 무대에서도 맨발로 열연하는 카르멘을 1막에서 만날수 있었다.

 

 역시 21세기답게 오페라가수도 뮤지컬가수처럼 만능 엔터테이너가 되야하는것 같다. 표정연기와 안무에도 성의를 보이는 모습이 만족스러웠다.

  색깔이 너무 강한 카르멘의 아리아보다는 부드럽고 아름다운 미카엘라의 아리아가 편안하긴했다. 카르멘, 독특한 오페라. 여주인공들이 소프라노가 아니라 메조소프라노라는거... 이태리어가 아니라 불어라는것도 특별하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공연되는 20여개의 단골 오페라중 이태리어가 아닌건 독어인 마술피리와 불어인 카르멘 두어편 정도일것이다.

 

 카르멘, 그녀는 왜 그럴수 밖에 없었을까.

자유로운 영혼인 카르멘에게도 돈 호세는 다른 지나가는 남자와는 다른 특별한 남자였을것 같은데.. 전혀다른 가치관으로 전혀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두 남녀는 역시 이루어질수 없는것같다.

카르멘이 자신의 자유로운 세계에 연인을 초대했으나 보수적이고 가정적인 호세는 그 세계에서 도저히 행복할수가 없는걸 카르멘도 느꼈을것 같다. 그래서 카르멘이 그녀의 방식대로 호세를 사랑하여 그녀의 세상에서 내몰았던게 아닐까. 카르멘이 그냥 치명적인 악녀라고만 생각되진 않는다.

 

 '아이다'에서 발레감상이 즐거웠듯 '카르멘'에서의 플라멩코감상이 흡족했다. 역시 클래식은 오페라가 좋아--

 대규모 무대보다 작은극장이 감상하기가 훨씬 좋기는 하지만 카르멘은 대극장에 더 어울리는 작품인듯하다. 합창이 워낙 많은 작품이라 여럿이 올라가 있기엔 무대가 비좁은듯. 더구나 의상이 알록달록해서 더 비좁아 보였다. 세종문화회관의 M씨어터가 예술의전당의 토월극장보다 나은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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