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수영 예찬

아르미다a 2010. 12. 30. 23:26

 수영. 배우기 시작한 이유는 학생때 운전면허를 딴이유와 비슷했다. 다들 그렇게말하지 않나, 운전이랑 수영은 할 줄 알아야한다고.

 

 한비야가 쓴 '바람의 딸' 부록부분에 쓰였던 말도 수영을 배우게 하는데 한몫했다. 놀러갔는데 수영못하면 놀수가 없다고. 맞는 말이다.

 처음 이집트에 놀러갔을때 홍해에서 스노클링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수영을 못해서 즐길수 없었다. 환상적인 광경이라고 다들 감탄해 마지않는, 그 토파즈 색깔의 바다와 알록달록 원색의 열대어들을 제대로 감상하지 못했다. 해외여행가서 스노클링할 기회가 날이면 날마다 오는것이 아닌데 얼마나 아깝던지... ㅜㅜ

 

 운동신경이 떨어지는 나로서 여전히 못하는 수영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영의 매력에 반했다. 묘하게 분명이 운동이 되는것같은데 살빠지는 효과가 그다지 없는게 수영이지만, 어짜피 내가 운동하는 목적은 체중감량이 아니니까.

 

 운동이되는 느낌은 분명히 있는데도 많이 힘들지않고 오히려 잔뜩 피곤했던 몸의 피로가 싹 풀리는게 정말로 사랑스러운 운동이다.

 이유인즉 중력에서 어느정도 벗어나 하는 운동이기 때문이 아닐까. 즉, 땅 위에서 만큼의 근력을 쓰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심방출력만으로도 혈액순환이 말초까지 원활할 수 있으니까.

 하루종일, 심지어 잘때에도 중력의 지배하에서 사는데 수영을 할때는 부력덕분에 상당부분 중력에서 벗어나있다는 느낌이 든다. 

 

 두발을 꼭 땅에 붙이지 않고 마음대로 움직이는것이 마치 공기대신 물로 채워진 하늘을 나는 느낌이라고, 혹은 엄마뱃속의 양수안처럼 편안해진다고 표현할 수 있을까. 그래서 그런지 여행을 할때 느껴지는 일상에서의 탈출감과 비슷한 해방감이 있다.

 

 

 

  (운좋게 사진가에게 찍혀서 너무 잘나왔음~!)

 

물에 폭 파묻히는듯 사이좋은 물결을 휘가르는듯 자유형,

물을 타고 날아오르듯 접영.

 

 거북이 등껍질같은 물결이 반사된 보석같은 어느 지중해를 시늉내는듯한 그림자가 아른거리는 수영장 바닥.

 수영안경너머로 보이는 수영장 바닥의 물결이 반사된 무늬가 온통 수정굴 같다. 앞으로 나가며 뻗는 팔에 보석같은 그 무늬가 그대로 그려진다.

 

 반신욕 10-15분으로 몸을 데우고, 조금 차가운 수영장물에 들어가는 처음 느낌도 좋다.

 

 운동후 머리속 구석구석까지 피가 도는게 느껴질 정도로 개운하다. 뿌옇던 머릿속이 힘있게 씻겨져나가는 시원한 느낌.

 숨이 가쁘고 심장이 신나게 뛰며 중앙에서 사지로, 손발 말단으로 순환이 되는 희열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