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리뷰

별나라속 사랑의 묘약

아르미다a 2009. 9. 28. 11:09

 

 네모리노 역의 테너 조정기가 신선했고, 은하계를 표현한 이색적인 무대연출이 인상적인 공연이었다.

 여름에 본 벨리니의 노르마에서의 그 지휘자가 지휘봉을 잡았다.

무대연출에 맞추기 위해서였을까. 대본이 다소 각색되었다. 무대연출이 일리가 있었다. 하긴, 사랑에 빠지면 마치 별나라를 헤매는듯하니까.

 

 테너 조정기의 네모리노는 뭐랄까 이제껏 만난 네모리노와는 많이 느낌이 달랐다. 투박한 느낌은 빠지고 유약한 면모가 많이 드러나는 캐릭터로 새롭게 옷입혔달까. 깨끗하고 세련된 음색에 그래도 발성에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극의 초반부에서 아디나가 읽어준 북유럽의 구전인 트리스탄과 이졸데 이야기에 나오는 사랑의 묘약. 청춘남녀들이 한번쯤 꿈꿔볼만한 아이템이 아닌가. 그래서 오래전에 산드라블록 주연의 '러브포션넘버나인' 이라는 영화소재로도 쓰였다.

 

 실제로, 사랑의 묘약은..... 존재한다.

지금 이순간에도 많은 선남선녀들이 낯선 이성에게 마술처럼 마음을 홀딱 빼앗기고 있으니까.

 아디나의 명대사들이 계속 여운으로 남는다.

 

 " 이 감정은 약이 만든게 아니에요, 우연처럼 눈길 스칠때 어두운 그 동공을 잡아주면 되.

내 눈 별빛에 가닿을 동안. 찰나에 잡는 거야, 남자는. 내 눈이 묘약인걸. "

 " 그대 눈은 우주의 별. 빛을 모아 사랑을 빚었지. 그대의 눈은 사랑을 조제하는 약국이오 "

 " 미소로 유인하고 눈속에 가두는게 내가 가진 전부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