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리뷰

도르트문트에서 온 '마술피리'

아르미다a 2009. 10. 12. 14:13

그전엔 몰랐다. 마술피리가 사랑얘기라는 것을. 마술피리는 그냥 선과 악에 관한 내용인줄 알았다. 독일의 이 연출가 덕분에 나는 이번에 마술피리가 사랑이야기라는것, 또 모노스타토스 역시 한명의 주인공이었다는것을 알게되었다.

 

 

 사실 타미노와 파파게노까지는 신경을 썼어도 검은 왕자(왕자 라는것, 모노스타토스가 자라스트로의 아들이라는것 조차 눈치채지 못하고 마술피리를 감상했었다)에 대해서는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세 남성의 사랑찾기라는 컨셉의 연출. 맘에 들었다. 하지만 각기 다른 세가지 침대를 사용해서 표현한 것, 프로그램북을 읽지 않았다면 이해하기 힘들었을법한 생뚱맞은 도구로 느껴졌다.....

 파파게노 등장장면에서 엑스트라로 굳이 출연시킨 동물들도 생뚱맞은 군더더기로 느껴졌다. 그 외에는 현대적인 의상하며(특히 다메들의 가죽소재 의상과 썬글라스, 권총 따위등) 무대배경이 참신하고 훌륭했다.

 어쨌든 검은 왕자 모노스타토스의 캐릭터에 생명을 준, 그에게 인간적인 연민을 조금은 허락해준 해석이었다.

 

 도르트문트에서 온 성악가들의 기량은 어떠할지 기대를 하고 있었다.

 피미나의 목소리는 정말 맑고 힘있는 음색이 반할 지경이었다. 하지만 본인의 실력을 믿었는지 한국 무대에 긴장을 안한건지 연습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지울수 없었다. 1막에서 고음부분이 흔들렸고 2막 중간부분이 되어서야 목이 풀린듯했다. 성의부족이 원인이라는 추측이, 출중한 가수라는 느낌은 확실히 들었다.

 파파게노 역시 연습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좀 들었다. 조금만 더 정성을 쏟았다면 그야말로 타미노를 가려버릴정도의 파파게노를 만났을것 같은데.... 독일인이지만 마치 이태리 가수처럼 활달하고 열정적인 무대매너가 즐거웠다.

 

 밤의 여왕. 아리아는 두곡만 나오지만 왠지 '마술피리'하면 주인공은 밤의 여왕인것 같은 그런 중요한 역이다. 원래 캐스팅이었던 외국가수의 사정으로 한국소프라노가 불렀다. 밤의 여왕의 아리아는 워낙 완벽한 버전이 귀에 익어있기에 웬만해선 만족스럽기 힘든게 사실이다. 고음을 잘 낼수 있을런지, 최고음이 나오는 부분 조금 전부터 마음이 조마조마하면서 감상한다... 역시나 최고음부분을 반음이나 한음쯤 내려서 부른듯, 시원하게 터지지 못하고 조금 답답한 느낌이 있었다. 사실 그 정도면 훌륭한 것인데, 성대의 한계이상을 요구하는 모차르트가 소프라노들은 얼마나 얄미울것인가...

 

 뮤지컬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오페레타나 징슈필을 볼때 노래 아리아 부분이 지루하겠지만(널리알려진 유명아리아  빼고), 난 대사부분이 지루하다...